1. 전시 소개

‘인 다이얼로그’(In Dialog)는 세계미술과 한국미술을 연결하는 솔올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 프로젝트이다. 세계 현대미술의 주요 맥락을 조명하고, 미학적 담론이 형성될 수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함께 소개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 이탈리아 현대 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와 곽인식의 만남이 이루어진 데 이어 이번 전시에서는 아그네스 마틴과 정상화의 작품이 미학적 대화를 이어간다.

한국의 단색조 추상 회화를 대표하는 정상화의 작품은 아그네스 마틴의 작품과 함께 논의할 만하다. 아그네스 마틴이 명상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회화적 언어로 표현할 무렵, 한국에서는 아방가르드한 실험미술과 함께 수행성이 강조된 단색조 추상회화가 중요한 움직임을 만들고 있었다. 1960년대, 전위적이고 저항적인 미술 실험에 적극 동참한 정상화는 오랜 기간 일본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현대미술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을 직접 경험했다. 1970년대 이후 정상화의 작업에는 그의 작업세계가 집약적으로 농축된 백색의 기하학적 추상이 나타난다. 이 전시에서는 정상화와 아그네스 마틴 작품 세계의 미학적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가장 절제되고 정제된 정상화의 백색추상 대표작을 선별하여 소개한다.